2015. 11. 11. 17:29

찬데를 처음 만난 것은 한국의 모 방송국 프로그램 때문이었습니다.


거리 아이들을 촬영하던 중, 카메라와 한국 사람들을 신기해하던 다른 아이들과 달리, 달궈 질 대로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서 맨발로 묵묵히 지나가는 버스 유리창을 닦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방송팀의 눈에 띠어 촬영을 하고 한국 TV에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촬영팀은 모두 돌아가고 며칠 후 우리는 찬데를 보기위해 거리 아이들이 지내고 있는 곳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왠일인지 거리 아이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근처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경찰들에게 모두 잡혀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소문을 하여 찬데가 있는 유치장을 찾을 수 있었고 손바닥만한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며 아빠 아빠 저 좀 도와주세요하는 소리에 평소 알고 지내던 경찰 지인의 도움을 청하여 찬데를 데리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찬데를 데리고 나와 그룹홈에 데리고 가서 씻고 그룹 홈 형들의 옷을 빌려 입고 형들이 지어준 따뜻한 밥을 며칠 동안 밥알도 구경 못한 사람처럼 허둥지둥 한솥을 먹어치우고는 그렇게 그룸홈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알리마우아 그룹홈에서 형들과 친구들의 사랑과 도움으로 잘 정착하고 교회생활도 열심히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룹홈 형들이 아침마다 학교에 가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하자 생활교사 피터와 형들의 도움으로 집에서 공부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공부를 떠난 지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에 마음은 있지만 일반 중학교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 이었습니다. 그래서 기술학교 진학을 목표로 기본기 공부를 하고 오랜 꿈이었던 자동차 정비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정비사 학교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첫날 교복을 입고 가방을 메고 학교에 등교하던 날, 그날 찬데의 얼굴은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정비학교의 위치상 펠리아 그룹홈을 옮기고 학교를 다니게 되었고 그룹홈 형들과 태권도 수업도 열심히 하며 점점 자신의 꿈과 목표를 향해 달려 가고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달이 지나고

3년의 과정으로 시작한 정비사 학교는 찬데의 마음만큼 그렇게 쉽지가 않았나 봅니다.


길거리에 살 때는 가방을 메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너무나도 부러웠는데 이제는 본인이 가방을 메고 학교에 다니고 있음에도, 모든 것이 한번에 다 좋게 바뀔줄 만 알았는지아니면 길거리 삶을 끊기 위해 본인의 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건 미쳐 몰랐는지찬데는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저런 핑계로 귀가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예전의 친구들을 만나 다시 대마초를 피우고 술을 먹고 한밤중에 모두 잠든 틈을 타서 밖에 나가 새벽에 들어오고.이런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달래고 타이르고 혼내고 야단쳐도 그때 뿐 이었습니다.


그러다 결국은 한밤중에 펠리아 그룹홈 옆의 유치원의 대형 티비를 예전 거리 친구들을 불러내어 훔쳐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면서 그 동안 함께 형제처럼 지냈던 형들의 신발과 옷가지들까지 들고 나가버렸습니다.


저희들와 그룹홈 아이들의 상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그룹홈 아이들은 이웃 동네까지 다 뒤지고 평소 알고 지내던 동네 아이들까지 동원하여 결국 공범인 친구의 집을 알아내고는 그 집 침대 밑에서 잃어버렸던 TV와 그동안 잃어버렸던 먾은 물건들까지도 발견하게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뒤로 찬데는 어디에 있는지 알수가 없었고 다만 가끔 누가 보았다더라 하는 소문만 간간히 들렸습니다.

그렇게 여러달이 지난 후, 어느날 밤에 그룹홈의 맏형인 알리마우아에 있는 리차드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방금전에 우연히 길을 가다가 찬데가 수십 명의 경찰에 둘러싸여 잡혀가는 걸 보았다는 것이였습니다. 수십 명의 경찰에 둘러싸여 가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는 리차드의 말에 아이들과 동네 파출소를 여러 군데 알아보았지만 벌써 큰 경찰서로 넘어가서 내일 아침에야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큰 경찰서에 가서 알아보았더니, 동네 불량배들과 어울리면서 대마초를 자그마치 50kg이나 제조하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수사해온 경찰에 의해서 어제 밤에 현장에서 검거되어 마약 제조건으로 현장에서 입건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약제조범은 현지법으로 최하 7년의 징역을 살게 되는데 아직 16살 밖에 안된 찬데에게 7년의 감옥 생활을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었고 또 이렇게 감옥에 들어가면 개화의 여지가 전혀 없는 현지 감옥의 상황으로 더욱 나쁜 상황만 늘어갈게 뻔한 일이었습니다. 급히 그룹홈 교사들과 리더 아이들과 회의를 하고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찬데를 데려 나오기로 하였습니다. 일단 데리고 나와서 그 다음일은 생각하기로 하고 평소 알고 지내던 경찰 지인의 도움과 리차드와 페살리가 자원하여 법정 대리자로 보증을 하고 보석금을 내고 4일만에 찬데를 데리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날 감옥에서 나온 찬데는 경찰들한테 맞은 구타로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고 피똥을 볼 정도로 몸이 엉망이었습니다. 감옥에서 데리고 나오자마자 바로 병원에 가서 치료을 받고 그룹홈으로 데려와 씻기고 형들의 옷으로 갈아입고는 그제서야 죄송하다며 입을 떼었습니다.


찬데는 먼저 재우고 교사들과 그룹홈 리더들은 기나긴 회의를 했습니다. 찬데를 어떻게 할까


도움을 줘야 할까? 그냥 어려운 고비는 넘겨 주었으니 그냥 갈 길 가라고 해야 할까그룹홈에 새로 들어온 어린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또 물건을 도둑질 하진 않을까?


그 중 가장 큰 고민은 과연 9살부터 피워온 대마초를 끊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였습니다.


과연 대마초를 끊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심히 고민 하던 중리더자 중 한명인 페살리가 제가 돕겠습니다. 제가 옆에서 밤낮으로 지켜보겠습니다하고 입을 떼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함께 있던 다른 형들이 한 목소리로 우리들이 돕겠다고 나섰고, 그 모습으로 보며 모두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그래 우리가 돕자! 우리가 돕지 않으면 우리 동생 찬데는 다시는 기회가 없다.’ 라고 하며 찬데를 돕기로 결정 하였습니다.


그 뒤로 5개월이 지났습니다.


영화에서는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이런 모습을 본 주인공이 결단을 하고, 모든 나쁜 것들은 끊고, 죽을 힘을 다해 노력을 하고, 성공을 하여 옆에서 힘이 되어준 사람들과 끌어 안으며 엔딩 그레딧이 올라가는데 현실은 영화와 많이 다릅니다.


저희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여전히 거짓말을 하고, 물건을 훔쳐가고.그러면 다시 붙잡아 처음으로 다시 시작합니다.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보다 나아질 수도 있고 더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들은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혼자 내버려 두지 않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돕기로 약속했습니다. 하나님께 찬데가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합니다, 또한 돕는 우리가 낙심하여 찬데를 놔버리지 않도록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긍휼이 필요합니다.


글쓴이 : 탄자니아 그룹홈의 이명옥 선생님

 

Posted by 달그락달그락 달그락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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