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1 13:58

안녕하세요. 저는 이상한나라 자립팸에 살고 있는 곰곰이라고 합니다.


먼저 이상한나라에 대해서 소개할게요 ^^

이상한 나라는 이상한나라의 앨리스 동화를 모티브로 만든 18세부터 24세 여자청소년들이 모여 살고 있어요. 청소년을 앨리스라고 부르고 선생님들을 개미, 토끼, 여왕 등 별칭으로 부르고 있지요. 저희는 서로의 평등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파격적으로 서로 말을 편하게 하고 있어요. 나이가 많다고 그 사람의 말이 다 옳은 것도 아니고 나이가 적다고 그 사람의 말을 무시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높은 친밀감을 위해서 그렇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끔 밖에서 실수도 한답니다^^;; 반말이 툭툭 나오는.. 허허;;


자립팸의 팸은 가출패밀리 가출팸에 패밀리는 본받아 만든 말이에요. 참 재밌는 생각이지 않은가요?

남들이 들으면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곰곰이는 이상한 나라를 복지의 혁신이라고 항상 이야기 합니다. 그동안 지내왔던 곳들보다 이곳만큼 저와 맞고 또 진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분들을 뵙기가 힘들었습니다.

저는 감히 이야기합니다. EXIT와 이상한나라는 제가 자랑하고 싶은곳이라고 부끄럽지 않은 곳이라고. ^^ 항상 애써주시는 활동가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 대단하신 분들이에요 짱짱


저는 거리생활을 해봤던 청소년으로서 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해요. 삶을 살아가다보면 사람들은 여러 낙인이 찍히며 살아갑니다. 편견이라고도 얘기할 수 있겠죠?

거리생활을 하는 청소년들은 어떤 낙인이 찍혀가며 살아가고 또 전 왜 거리생활을 하게 되는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저는 재혼가정에서 자랐고 학교에서는 겉으로 뚱뚱한 애, 말없는 애라고 낙인이 찍혀 평화롭지 않은 학교생활을 경험했었고 항상 새어머니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습니다. 깊어져가는 갈등과 급작스럽게 찾아온 사춘기가 맞물려 거대한 소용돌이가 생기게 됐고 부모님의 넓은 품이 필요했던 그 때에 저를 이해해주지 못하고 버텨주지 못해서 결국 살고 싶어서 문을 열고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이 무렵에는 반항하는 애, 사고치는 애, 문제아로 낙인찍혀 부모님의 신뢰를 잃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가정에서 하루하루 눈물이 마르는 날이 없었고 눈칫밥에 항상 목이 메이는 나날들을 저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습니다. 남들이 들으면 배부른 소리라고 하실지 몰라도 저는 꽤나 절박했으니까요.

곰곰이는 진정한 자립과 독립은 부모님과 다른 사람의 어떠한 도움도 받지 않고 유유히 혼자 살아가는 것을 자립이고 독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을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나이, 학력, 경력에 부딧혀 한계를 경험해보기도 했습니다. 이 때도 일 못하는 애, 어린애 뭐 이런 낙인이 찍혔던 것 같기도 합니다.

더 이상 참지 못한 저는 무작정 집을 나왔고 아무런 계획없이 일행을 따라 아래로 아래로 점점 지방으로 내련간 것 같아요. 그 후 가지고 있는 돈을 다 썼을 때 저는 알선자에게 의해서, 성구매자에 의해서, 저로 인해서 저를 상품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고 저 자신을 팔아야 했고 그 판다는 행위조차 저는 그저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저를 다독여야 했습니다. 그래야 살아가기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요.

그럼 이제 그토록 힘이 들었으면 쉼터나 가정으로 돌아가지 그랬지? 라는 말이 들려오는 것만 같아요. 그 때는 쉼터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었습니다. 저에게 의지할 사람이라곤 알선자 밖에 없었으니까요. 저는 가정에서 받는 그 폭언들을 더 이상 무능력한 나 자신의 잘못으로, 부모의 잘못으로 원망하고 탓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거의 1년 동안 그런 생활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1년 동안은 쉼터도 갔었고, 부모님도 뵈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낙인들을 찍혀 보았습니다. 그 사람의 가정환경, 학력, 외모 등으로 수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제일 힘들었던 것은 성매매피해경험 여성으로 저 스스로 낙인찍어 살아갔던 1년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 여러 쉼터들과 복지기관을 이용했습니다만 그들의 목적은 거의 다 가정복귀더군요. 물론 그 목적과 복지사분들의 노력에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은 상황과 한계에 저는 또 걸어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만난 것이 안산청소년 쉼터 한신이었습니다. 들꽃과의 첫만남이었지요. 저는 쉼터에서 꽤나 여러가지 경험들과 도움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쉼터이기에 역시나 한계가 있더군요. 저는 가정복귀를 원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렇다고 대안 가정 그룹홈으로 가기엔 나이가 많았고... 17~18살 정도 장기간 함께 산다는 것이 걱정되기도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우연히 이상한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른 '복지기관'들과는 달리 '서비스 이용자'청소년이 직접 주체성을 가지고 이상한 나라라는 공간을 활동가와 함께 꾸려나간다는 그 이야기는 지친 저에게 꿀 같더군요. 이상한나라와 함께하기 위해서 자립에 대해서 다시 한번 더 생각해보고 인내한 끝에 지금까지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는 가출 혹은 학교 밖, 탈 가정, 거리청소년이라는 이 수식어들도 편견이고 낙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을 그저 어른이라는 힘으로 누르고 억압하는 그런 날은 이미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다 똑같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 다릅니다. 저 마다의 이유가 있고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가 어른이라고 부르는 그 사람들은 다 똑같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다 문제가 있는 이상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나 때는 저러지 않았어!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저건 다 핑계야!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요. 하지만 한번만 다시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것이 부모님이시라면 내 아이는 무얼 좋아하는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지 남의 아이가 아니라 내 아이입니다. 비교하지 마세요. 때리지 마세요. 소중한 내 아이이지 않습니까? 모진 소리하고도 마음 아픈 내 아이입니다.

청소년 관련 활동가이시라면 단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청소년과 활동가는 동등하고 평등하다. 청소년이 활동가 위에 있지 않고 아래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이 얘기는 저희 집 활동가분들에게도 누누이 이야기하는 거랍니다^^ 청소년과 활동가가 평등한 것이 무슨 이야긴가 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청소년이라고 무시 받아도 된다는 건 말도 안되는 말이고 활동가이기 때문에 지도사이기 때문에 어른이기 때문에 존중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도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서로는 동등한 한 인간으로써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에요^^

마지막으로 그대가 청소년이라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손만 뻗어준다면 기꺼이 당신을 도울 활동가분들이 많습니다. 기다릴 수 있습니다. 당신이 용기를 내는 그 날을 비록 별로일 수 있고 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내가 더 마음에 드는 곳을 찾고 그곳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나의 몫입니다. 거리의 경험을 먼저 해본 청소년으로써 시설에서 안전하게 산다는 것이 창피하고 두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어요.

지루하고도 긴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제넘은 소리들을 했다고 생각하신다면 정말 슬픔이에요. 엉엉

이런 말들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들꽃에 감사합니다.

이 글을 절대적으로 곰곰이 개인의 뜻이고 이야기이며 들꽃 전체의 뜻이나 이야기가 아님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더 많은 곰곰이의 생각들 혹은 저와 소통하고 싶으시다면 이상한나라의 블로그도 놀러와주세요

이상한나라의 이상한 이야기 : http://blog.naver.com/alicehome77


 글쓴이 : 이상한 나라 자림팸의 곰곰이


Posted by 달그락달그락 달그락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