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11. 12:31

"넌 어느 과 갈거니?"
수학선생님은 수학문제풀이 발표를 마친 친구에게 꼭 이 질문을 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순간이다.
"사회복지과요.."
선생님 얼굴이 확 굳는다. 나는 오늘 저 친구가 운이 없었음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질문을 받은 장본인이 아니지만, 이 순간이 정말 싫다.
"후, 거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 앉아서 할머니 할아버지들 관련 서류만 건네면 될 것 같지? 안그렇다, 얘~!"
선생님은 사회복지를 전공하지 않으셨다. 어떤 사회복지사를 만나셨는지 모르지만 사회복지사는 멱살 잡히기 좋은 일이라고만 하셨다. 선생님은 그 학과를 전공하고픈 이유를 물어보지 않으신다. 친구들이 희망하는 학과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들만 늘어놓으신다. 그러고는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좋은 충고를 해주고 있다고 확신하는 것 같다.

학업스트레스와 함께 오는 진로에 대한 고민은 이런 '어른들만의 좋은 충고' 때문에 더 깊은 수렁에 빠진다. 내가 만나는 대부분의 어른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몇 가지의 경우를 들면서 "그 일은 힘들어. 하지마."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고는 적성이 고려되지 않은 직업들을 청소년들에게 제시한다. 자기 적성에 맞지 않은 직업이야 말로 먹고 살기 힘든 직업 아닌가? 어른들의 모순된 충고가 우리를 더 위험하게 한다.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좋은 직업은 안정되거나 돈을 잘 버는 직업이다. 많은 어른들은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을 성공했다 칭한다. 그래서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에 집착한다. 


그림출처 : 또로링의 잡동사니 창고


개성이 다른 청소년들에게 그 직업들만을 보여주고 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실패를 모르는 사람으로 보게 한다. 그 사람들이 성공하기 위해서 겪었을 힘든 일들을 이야기해 주는 어른들은 드물다. 그래서 우리는 성공적인 사람들의 성공이란 결과만을 보게 된다. 이로 인해 실패를 자연스럽게 노력하지 않은 사람만이 겪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이 우리들 중 대부분이 실패란 위험을 만났을 때 그 자리에서 굳어 버리는 이유다. 예상하지 못한 실패에 당황해 하다가 극복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결국 다른 길로 돌아설 준비를 한다. 사실 실패는 단 몇 퍼센트의 노력이 좀 더 필요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노력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림출처 : Sung-Ho KIM's Art Criticism

나는 어른들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돈을 잘 벌어 성공하는 법보다 '실패를 태연하게 받아들이는 법'을 알려줬으면 좋겠다. 이왕 듣는 충고(혹은 잔소리), 우리도 그 말들이 우리 삶에 정말 필요한 말들이길 바라고 있으니 말이다.


글쓴이 : 김예지(달그락달그락 청소년블로거)

Posted by 달그락달그락 달그락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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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arulove.tistory.com BlogIcon 경민- 2015.07.13 1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놀라워요~~ 우리가 하는말에 청소년들의 생각이 이렇구나를 어렴풋이 느끼고 갑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