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29. 21:51

들꽃 그리고 청소년의 세상


  2013
41일 들꽃청소년 세상에 입사한 만 23세의 청소년이 있었습니다첫 출근을 하면서의 마음가짐은 이곳에 있는 아이들을 절대로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기, 때로는 정말 편한 형처럼 집에서 놀고 있는 백수 삼촌정도로 지내고 싶다.’ 가 저의 첫 포부였습니다. 처음 장미가정에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어색하게 반기는 아이들 그리고 어색하게 인사하는 제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많은 곳에서 첫 인사를 해보았지만, 이렇게 어색한 인사는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대화를 끌어내 보려고,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지를 찾아내는 제 모습에 지금 생각해보면 멋쩍은 미소만 지어집니다그렇게 아이들과 지지고 볶고 1년이 지났을 즘에, 입사한 지 1년이 된 기념으로 스스로의 비전에 대해서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선생님들 앞에서 저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노라니많이 떨리기도 하고 긴장도 됐었습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보다는 저 스스로가 많이 도태 되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다시금 저를 담금질 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 다시 시간이 흘러
2년차가 되었을 때는, 3명의 자립생을 내보내는 시기가 되었습니다아이들의 우스갯소리로 선생님 저희 자립할 때, 선생님도 함께 자립하시죠. 라는 말에 어떻게 내가 나가겠냐. 이 아이들은 어떻게 하고 막내 자립할 때까지는 있어야 되지 않겠냐’ 딱 잘라 이야기하던 제 모습에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떠남에 많은 미안함이 있습니다.

  많은 사건 사고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 유독 저를 힘들게 하고 스스로의 가치와 부합되지 않는 아동으로 인해, 당시 퇴사를 생각했던 때도 있었습니다대표님들과, 많은 지인들과 대화를 통해 더욱 열심히 일을 할 수 있었고,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말이 맞는 것 같더군요많은 일들이 지나가고 법원도 가보고 경찰서에도 가보고 참으로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어느 덧 이곳에서 일한지
3... 20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들었습니다그리고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가슴 깊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자립한 녀석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니, 바로 찾아와 밥 한 끼 같이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친구도 있었으며, 선생님이 나가시면 앞으로 장미가정에 놀러오기 힘들겠다고 한숨 섞인 이야기를 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떠나겠다라는.. 이런 생각을 가진 것이 참으로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죄스러울 뿐입니다막내의 자립까지 굳건하게 버티면서 아이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싶었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이 떠나는 마음 한 구석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떠난다는 이야기를 전달하자 많은 선생님들께서 올 해 도보 때 함께 하려했는데 너무 아쉽다,’‘내달 전직원 야유회에 참석해서 정식으로 인사를 하고 가도록해라..’ 라는 장난 섞인 말들조차도 너무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이제 떠나갑니다
. 새로운 선생님께서 장미가정에 오셔서 열정을 가지고 아이들을 챙겨주시리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이제는 실무자가 아닌 후원자로써 아이들을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몸은 떠나가지만 마음은 항상 아이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3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모든 선생님들의 따뜻한 마음과, 아이들의 에너지를 받아갑니다.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글쓴이 : 아모그린텍 장미가정 사회복지사 김성훈

Posted by 달그락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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